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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사무엘 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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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장미빛 뺨도, 빨간 입술도 아니며, 나긋나긋한 무릎도 아니다. 그것은 의지와 상상력이며 활력이 넘치는 감성이다. 그것은 삶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이다. 젊음은 용기가 비겁함을 누르는 것을 뜻하며, 안이함을 떨쳐버리고 모험에 나서는 것을 뜻한다. 이런 성향은 때로는 80살의 노인에게서 발견되기도 한다. 나이만 먹는다고 늙는 것은 아니다. 이상을 버릴 때 우리는 늙는 것이다. 나이는 피부에 주름살을 만들지만 열정이 식어버리면 정신에 주름살을 만든다. 걱정과 두려움과 자기불신은 용기를 꺾고 정신을 죽여 버린다. 60살이든 16살이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에 끌리는 마음, 미지의 것에 대한 꺼지지 않는 호기심, 그리고 삶이란 게임에서 기쁨이 있게 마련이다. 당신과 내 가슴의 한 복판에는 무선 전신국이 있다. 그 무선전신국이 인간과 신에게서 오는 아름다움, 희망, 환호..., 용기 그리고 힘의 메시지를 수신하는 동안은 당신은 젊은 것이다. 안테나가 내려지고 당신의 정신이 냉소의 눈과 비관의 얼음으로 덮이면, 당신은 나이가 20살이라도 늙은 것이며, 안테나가 올라가 있고 그 안테나를 통해 낙관의 전파를 수신하면, 당신은 나이가 80살이라도 젊은 채로 죽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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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시든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믿음만큼 젊고, 의심만큼 늙는다. 자신감만큼 젊고 두려움만큼 늙는다. 희망만큼 젊고 실망만큼 늙는다.” 울만이 여든 생일날에 발표한 시 ‘청춘(Youth)’의 요약본이다. 맥아더가 태평양전쟁 초기 퇴각의 쓰라림을 맛보았을 때, 친구가 보내준 ‘청춘’을 읽고서 깊이 감동하고 용기를 얻어 그의 집무실 벽에 붙여놓고 날마다 애송했던 시로 잘 알려져 있다.


종전 후 동경의 일본점령군 최고사령관실 벽에도 이 시를 액자에 넣어 걸어두었다. 맥아더가 이 시를 유난히 좋아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일본 관리들이 맥아더를 따라 액자로 만들어 그들의 사무실 여기저기에 걸어두었다. 이렇게 해서 정작 미국에서는 엘리엇이나 프로스트만큼 알려진 시인이 아니었지만 사무엘 울만은 세계적인 시인으로 부각되었다. 울만은 유대계 독일인이었지만 11세 때 유대인 박해를 피해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도 부단한 노력으로 수준 높은 학문의 경지를 쌓았다.

  

갑자기 불어 닥친 울만의 열풍을 맥아더도 알게 되었고 이후 그들에 대해 호의를 갖고 전후 복구를 적극 도왔다는 설이 있다. 약삭빠른 일본인들이 전략적으로 시를 이용한 셈인데 어쨌든 맥아더의 환심을 얻어 일본의 부흥을 도모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 미국 앨라배마 버밍햄에는 울만의 기념관이 있다. 일본 기업들이 돈을 모아 울만이 살았던 집을 사들여 복원한 다음 앨라배마 주립대학에 기증한 것이다. 기념관엔 영어와 함께 일본어 안내문이 소개돼 있다. 얼마나 울만의 시 ‘청춘’에 빚진 바가 컸으면 그리 하였을까.


물론 맥아더가 단지 그 호감만으로 일본에 막대한 이익을 선사하지는 않았으리라. 처음부터 진정성을 갖고 시를 읽은 것은 아닐지라도 그들도 차츰 시에 감동하고 눈을 뜨면서 스스로 용기와 활력으로 패전의 실의를 딛고 일어섰던 것은 아니었을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시가 위안이 되고 힘이 되고 희망의 전파가 된 극단적인 사례로 기능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시가 주는 메시지는 이미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낙관의 전파’를 수신하면서 먼저 마음이 살아야 삶도 살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잘 산다는 것도 마음을 살린다는 뜻이리라. 예슨 일곱 생일날 나도 '청춘'을 다시 읽는다.


권순진 다음 블로그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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