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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입력 2021-04-10 08:15 | 수정 2021-04-1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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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밤 12시.

    미얀마 현지 시위대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다음날 예정돼 있던 서울 상암 MBC와 미얀마 양곤 현지 화상 연결 인터뷰를 도저히 못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아.. 아까 낮에 사전 테스트까지 다 했는데..'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방송 펑크입니다.

    하지만 이내 이유를 듣고는 수긍이 갔습니다.

    미얀마는 지금 시민들의 인터넷 사용까지 일일이 감시를 당하는 상황입니다.

    와이파이도 사용 시간이 제한돼 있고, 사용할 때는 군부에 신고를 해야 한답니다.

    심지어 미얀마 소식을 외부에 전한다거나 하는 의심이 가는 행동을 하면 추적을 받고 잡혀간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러시아와 중국의 인터넷 전문가들이 합류했다는 이야기도 돈다고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20대의 이 현지 시위대는 신변의 위협 때문에 도저히 안되겠다고 미안하다며 연락이 온 겁니다.

    이해가 갔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설득을 해 보았습니다.

    촬영과 방송 시점이 일주일 정도 시차가 있어서 특정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화상 통화에 사용되는 서버와 기술은 미국을 거치기 때문에 추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기술팀 자문도 전달했습니다.

    미얀마 청년은 결국 용기를 냈습니다.

    우리는 이름과 얼굴, 음성, 장소 모든 것을 가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저에게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만일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제 가족을 잘 부탁드립니다"

    아.. 인터뷰 하나에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구나.

    미얀마 현지는 그만큼 처절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현재까지 사망자 600여 명. (4월 10일 현재)

    시위대가 직접 전해온 현지 상황은 우리가 알던 것보다 훨씬 더 참담했습니다.

    군부는 시위 진압에 수류탄과 같은 전쟁무기를 대놓고 사용하고 있고, 아무 이유 없이 모여있다는 이유로 실탄을 시민들에게 난사했습니다.

    집안으로 총알이 날아들어 집에 있던 어린아이들이 죽어 나가고, 거리의 시신조차 가족과 친구들이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시신을 수습하러 가는 순간 저격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시신 없는 장례식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어른, 아이, 여성을 가리지 않고 군경은 폭력을 행사하고, 그것을 거리낌 없이 즐긴다고 합니다.

    경찰이 시내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는 모습까지 CCTV에 담겼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시민들은 군부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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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직접 현장에 가보지 않아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증언과 보내오는 영상 속에는 군경의 그러한 반인륜적인 행위들이 담겨 있습니다.

    미얀마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어떨까요?

    신한은행 버스 총격 사건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 기업들은 안전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일부 대기업은 철수를 시작했지만, 현지에서 작은 기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와야 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얀마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은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민주화 과정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공감하는 나라.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가 된 대한민국이 '롤 모델'이라고 그분들은 자연스럽게 얘기합니다.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미얀마 민주화 피의 역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 3천 명 이상의 국민이 희생되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5천 명 이상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잔혹한 역사는 또다시 반복되고 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다.

    2021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주도 세력은 이른바 'Z세대'입니다.

    1996년 이후에 태어난 학생과 청년들이 주축이 되어 각종 SNS를 이용해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전파하고 있습니다.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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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의 Z세대가 저항의 선봉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청년들이 민주주의의 맛을 봤기 때문입니다.

    2010년 이후 이뤄진 민주화로 인해 자유와 선거, 권리에 대한 소중함과 의미를 Z세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선택을, 그 희망을 다시는 잃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최근 Z세대가 주축이 된 예술가와 연예인 등 20명에 대해 군부가 체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영향력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얀마의 유명 모델이자 연기자인 '패잉 타콘' 씨도 시위에 나섰다가 자택에서 잡혀갔습니다.

    지금은 행방 조차 모르는 상태입니다.
    [뉴스인사이트] "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 미얀마 'Z세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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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민주화운동은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에는 미얀마 국민들이 상당히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해외에서 조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거주 미얀마인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픔을 함께하는 우리나라 많은 국민들이 응원과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미얀마 민주주의 역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피로 써내려져가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봄은 언제쯤 찾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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